정연정결 이야기

좋은글 2013. 1. 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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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의 니하라는 마을에 한 노인이 살았는데, 그에게는 청이, 황이, 희야라는 3명의 여식이 있었다. 어느 날 마을에 역병이 돌아 큰딸인 청이가 병에 걸려 죽게 되었다. 살릴 수 없음을 알게 된 노인이 슬피 울며 하늘을 원망할 때 청이가 말하였다. “아빠, 제가 죽는 것을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했던 추억을 간직하면서 힘내고 살아가세요.”라고 말하고 죽었다.

 

어느날 둘째딸인 황이를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밭에 나가 김을 매다가 하늘에서 내리친 벼락을 맞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삶의 힘겨움이 딸의 생명을 앗아 가게 한 것 같은 자책감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노인을 보며 황이가 말했다. “아빠, 하늘의 운명을 어찌할 수 있겠어요.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제가 죽으면 매년 저희 기일에 정화수를 올리고 저를 기억하고 명복을 빌어주세요”라고 말하고 죽었다.

 

노인은 마지막 남은 셋째인 희야는 어떻게 해서든 잘키워보려고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마침내 남자를 만나 시집을 보내어 정상적인 인생을 살아가도록 하였는데, 시집간 지 얼마안있어 남편에게 매를 맞고 지내는 일상을 보낸다는 소식을 접하는가 했더니 몇 년이 흘러 아들 하나를 얻은 딸이 난봉꾼인 남편에게 몰매를 맞다가 희야가 생사를 해매고 있다는 전갈을 받게 된다. 마지막 임종에 다가선 딸을 바라보며 어찌도 이리 삶의 운명은 가혹한가라는 생각을 할 때 희야가 말하였다.“아빠. 제가 죽으면 제 아들인 부를 저와 같이 생각하고 잘 길러 주세요”라고 말하고 죽었다.

 

모든 희망을 잃은 노인은 자신의 삶보다 더 부를 소중히 여겨 지극정성을 기울여 키워내게 되는데 이 아이는 훗날 고구려의 백성을 아사와 도탄에 빠뜨린 패악군주인 국왕을 단칼에 베어내고

고구려 중흥의 기틀을 마련하는 군권과 행정권을 동시에 쥔 국상이 된다. 이후로 고구려는 청색, 황색, 노란색을 상징하는 삼색인 삼이라는 숫자를 고구려의 중심으로 삼았는데 정치체계인 삼부나 삼성뿐 아니라 민간사상인 삼대나 삼족오등 모든 새로운 시작과 지향점을 삼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이 만들어 졌으며 오늘날 태극기의 원형인 삼태극또한 우리나라의 고유의 삼의 전통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이 과거를 상징하는 색인 청색과 현재를 상징하는 노란색 그리고 미래를 상징하는 회색은 각각의 연을 나타내는데 삶에 있어 하나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연을 어떠한 자세로 살아가야하는지는 보여주는 기록이라 하겠다.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되새겨 반성하고, 미래를 위하여 자신의 정성을 잿빛인 회색처럼 불살라 노력할 때 하나의 완전한 결과를 이루어 낼수 있다는 것으로 이것을 사자성어로 正緣正結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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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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